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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무풍선기린 | 2010/10/08 10:40 | 트랙백 | 덧글(0)

내 남자, 私の男

내 남자
사쿠라바 가즈키 저 l 김난주
재인
별점

사쿠라바 가즈키, 櫻庭一樹 지음 |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1
소설 내 남자, 私の男는 형식도 내용도 매우 독특한 소설이었다. 작가를 소개하는 책 표지에서 영화 박하사탕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현재 시점에서 시작해 점차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두 남녀의 흔적을 따라가는 이야기 방식도 그렇고, 소설 쌍둥이 별, My Sister’s Keeper에서처럼 한 명이 아닌 여러 사람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방식도 보통의 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이다. 물론 소설 속 내용도 유별한 형식만큼 이나 독특하다.
책을 읽어가는 초반 부에서는 작가 소개 글에서 본 영화 박하사탕 이야기로 계속 영화를 떠올리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사실 영화를 떠올린다고 해서 9년전 봤던 영화의 기억을 제대로 떠올릴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영화 속 플래시백(flashback)을 떠올리며 이 책 내 남자도 영락없이 영화의 플래시백과 같은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나 싶었다.
이야기는 내 남자가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하나의 결혼식 전날에서 시작된다. 하나의 양아버지인 준고는 자신의 것도 아니면서 그냥 집어 와버린 우산을 하나와 함께 쓰고 하나의 약혼자 요시로가 기다리는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하지만 앞자리의 요시로와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말과 태도는 보통 결혼식을 앞둔 딸과 아버지 같지가 않다. 이렇게 해서 이 책 내 남자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들의 이야기를 20086월 하나와 낡은 카메라, 200511월 요시로와 오래된 시선, 20007월 준고와 새로운 시선, 20001월 하나와 새 카메라, 19963월 고마치와 잔잔함, 그리고 19937월 하나와 태풍이라는 이름으로 각기 다른 작중 화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준고와 하나가 어떻게 부녀관계가 되었고, 현재의 기묘한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그리고 그들에게 숨겨진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그들의 과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감으로 독자에게 알려준다.

책을 읽고 난 지금 이 책 내 남자는 퇴폐적이라는 느낌이다. 거기에 남녀의 인연이란 질기고 또 질긴 것이라는 책 속의 이야기 역시 머리 속에 남는다. 아울러 작가가 의도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와 준고의 행동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이야기하는 엘렉트라 콤플렉스 와 오디푸스 콤플렉스를 통해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는 생각과 함께, 정신분석학 책을 다시 읽어 본 다음, ‘내 남자 역시 작가의 의도를 거슬러 시간 순으로 다시 읽어나간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y 고무풍선기린 | 2009/01/12 00:06 | 책 그리고 평 | 트랙백 | 덧글(0)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철학의 끌림 : 20세기를 뒤흔든 3대 혁명적 사상가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철학의 끌림
강영계 저 l
멘토프레스
별점


강영계 지음 | 멘토press | 20089
먼저 솔직해 지자. 나는 사실 철학(哲學)이란 무엇인지 잘 모르는 한 명의 과학도(科學徒). 솔직히 말해 철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호기심과 철학 알고자 한다는 지적 허영심(虛榮心)에 끌려 이 책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철학의 끌림 : 20세기를 뒤흔든 3대 혁명적 사상가를 읽어 볼 요량(料量)이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책에서 소개하는 3명의 저자가 가졌던 문제 의식을 갖지 못한 채, 그저 책의 행간(行間) 따라 읽어 내려가는데 급급(急急)했다. 게다가 철학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분명한데, 철학에 무지한(無知漢)인 과학도의 눈으로 본 이 책은 읽어나가기가 수월하지도,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만만(漫漫)하지도 않았다.
책의 구성은 매우 좋았다. 본문 설명에 있어서 긴 서술을 가급적 배제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어구를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함축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저자의 의도를 금세 알 수 있는데다가, 군데군데 위치한 삽화와 본문의 설명을 다시금 요약 정리하는 각 위인(偉人) 별 마지막 부분에 이르기까지 편집에 신경 썼다는 사실을 역력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 니체, 그리고 프로이트 모두 그들의 행적(行跡)을 따라가 보면 기존 사상에 가지고 있는 강점(强點)을 충실히 따르다가 그것들의 약점(弱點)을 알아차리고는 반박하고, 끈질긴 탐구(探求)를 통해 결국은 독자적인 사상을 구축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저자는 우선 마르크스를 살펴본다. 사실 우리는 이미 학교 교육을 통해 깊지는 않더라도 마르크스의 사상에 대해 꽤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마르크스에 대한 부분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에 대한 되새김질과 잘 알지 못했던 사항에 대한 익힘의 기회였다고 말할 수 있다. 마르크스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은 절대 정신에 근거한 관념론을 철저히 배격했다는 점이다. 과학적 유물사관에 입각해 사회는 단계적으로 성숙하고 결국은 사회혁명을 통해 공산(共産)사회가 도래할 것임을 예상했다. 하지만 책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에만 머물지 말고 마르크스 이후에 실제로 사회주의가 변천(變遷)해간 모습에 대한 철학적 견해도 함께 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니체 또한 관념론을 부정했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경제의 병폐를 진단하고 노동하는 인간이 주체가 되는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현실 경제적 삶의 유물론을 주창(主唱)했다면 니체는 소크라테스주의, 플라톤주의, 칸트 철학, 쇼펜하우어주의 그리고 바그너의 사상등은 허구과 기만을 가상으로 날조하는 일존의 합리론 내지 관념론으로 보고 창조적 힘에의 의지를 통해 완성된 인간인 초인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프로이트는 역시 앞선 두 사람 못지않게 의식의 해체와 무의식의 중요성을 인식함으로써 정신분석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연다. 수많은 뱀장어 해부를 통해 인간의 뇌나 개구리의 뇌 그리고 뱀장어의 뇌는 모두 똑 같은 신경세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지 신경세포의 구성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따라 인간, 개구리 그리고 뱀장어로 나뉘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변태 성욕자의 연구를 통해 히스테리와 노이로제의 연구로 나아간다.
책은 이렇게 마르크스, 니체, 그리고 프로이트의 사상을 천천히 살펴본다. 아울러 그들의 생애까지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그들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독자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이 내게 읽어 나가기에 수월한 책은 아니었다. ‘철학에 대한 개괄서의 모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빈약한 사전 지식으로 읽어나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by 고무풍선기린 | 2009/01/08 20:43 | 책 그리고 평 | 트랙백 | 덧글(0)

다 지나간다

다 지나간다
지셴린 저 l
추수밭
별점

지셴린, 季羨林 지음 | 허유영 옮김 | 추수밭 | 200812

책 읽기를 가끔이나마 취미(趣味)로 소개할 수 있을 정도는 되게 하려고, 책을 자주 읽으려 애쓰며 살아간다. 그런데 내 독서 목록을 살펴보다가, 20세기 중반 이후에 출판된 고전(古典)이 아닌 중국 서적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중국이20 세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다른 공산주의(共産主義) 사회로 바뀌고 서로 교류가 없었다는 점과 조악(粗惡)한 품질로 인식(認識)된 중국산 공산품(工産品)으로 인해 중국 작가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가져 볼 기회마저 없었던 탓이 아닐까 싶다. 그러던 차에, 운 좋게도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다 지나간다를 접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 책 다 지나간다를 읽어 가면서, 떠오른 책이 한 권 있다.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가 바로 그것인데, 사실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단어의 기원에 대한 고찰과 해석을 통해 고대 중국인들의 생활을 이해하고,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들어 현대 중국인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에 이야기 하는 책으로, 이 책 다 지나간다와 책 내용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서 이중톈의 책을 읽으면 현재 중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소장(少壯) 학자와 존경 받는 원로(元老) 학자가 보여주는 서로 다른 필치(筆致)를 통해 노학자가 보여주는 담담(淡淡)한 평정(平靜)심을 더 잘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책을 읽어가면서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共感)하며 반성했던 내용이 바로 팔고문(八股文)에 관한 부분이다. 팔고문은 옛날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썼던 글로, 성인을 칭송하고 예로부터 내려오는 교훈을 인용한 구절이 가득한 글이다. 하지만 이는 고리타분하고 쓸데없는 말을 나열해 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언뜻 보면 번지르르하지만 실제로는 유익한 내용이 없는 말로, 그런 글은 필요 없을 뿐더러 써서 종이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대신 진짜 새로운 견해(見解)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부분을 읽어가면서, 팔고문의 의미 이상이 되지 못하는 내 부끄러운 글로 정말이지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앎을 앞세우지 않고 평이(平易)하고 간결(簡潔)하게 풀어가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내가 배워야 할 점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앞서 평이함과 간결함을 이 책이 갖는 미덕(美德)으로 꼽았지만, 그 속에서도 노학자에 후배들에게 삶의 치밀함과 날카로움에 대해 따끔하게 충고하기를 기대했지만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울러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정치∙경제나 사회 현상에 대한 지성(知性)의 통찰을 포함하지 못한 점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by 고무풍선기린 | 2009/01/04 22:16 | 책 그리고 평 | 트랙백 | 덧글(0)

쌍둥이별, My Sister’s Keeper

쌍둥이별
조디 피콜트 저 l 곽영미
이레
별점
조디 피콜드, Jodi Picoult지음 |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811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쌍둥이별, My Sister’s Keeper’는 백혈병에 걸린 언니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태어난 소녀가 부모님을 상대로 법정 싸움을 벌인다는 소개 문구를 읽어 내려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연이어 장기 기증과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리 같은 논쟁적 요소가 다분(多分)하다는 점도 분명히 책을 소개하는 문구(文句)에 나타나 있었다. 이러한 소개 덕분에 나는 책 쌍둥이별을 읽어 나가기 전에, 이 책은 분명히 장기 기증을 포함한 의료 윤리를 둘러싼 법정 드라마 형식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이 책이 가진 독특한 구성을 먼저 언급할 필요가 있다. 중학생 시절 국어 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려 보면, 그 속에는 분명히 시점(視點)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시점은 소설 속 인물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서술자의 시각을 이야기하는 말로, 우리는 1인칭 주인공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3인칭 관찰자 시점 그리고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이렇게 소설에는 4가지 시점이 있다고 배웠다. 그런데 이 책 쌍둥이별4가지 시점 중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형태가 매우 특이(特異)하다. 작가가 분명히 엄마를 상대로 의료해방 소송을 거는 13살 소녀 안나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풀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다수가 모두 1인칭 주인공 시점을 가지고 한 사건을 가지고도 각기 다른 입장에서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다중 화자의 등장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영화 시나리오를 읽어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옳고 그름 중 많은 부분이 한 가지 잣대로 정해 질 수 있는 것이 아닌 각기 입장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작가의 의도로 보였다.
책은 한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브라이언과 사라 가족이 바로 그들인데, 그들에게는 첫째 아들 제시와 둘째 딸 케이트가 있다. 그런데 두 살배기 케이트 등에 난 멍이 생기면서 그들의 평화는 깨져 버렸다. 케이트 등에 생긴 멍이 전골수구백혈병 때문에 생겼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족 누구와도 유전가가 일치하지 않아 그 누구도 아픈 게이트에게 골수(骨髓)를 줄 수 없다. 그 덕분에 안나는 태어났다. 아픈 케이트와 유전자가 일치하게끔 유전자 조작을 거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나는 태어나자 마자, 제대혈을 언니에게 제공한다. 안나의 부모도 케이트를 담당하는 챈스 선생도 제대혈 이식으로 케이트가 회복되기를 희망했지만, 그것은 희망에 불과 했다. 케이트는 몸의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고 그 때마다 안나는 골수를 비롯해 백혈구까지 언니에게 주어야만 했고, 안나는 친구의 생일 파티도 좋아하는 하키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케이트의 신장이 말썽이다. 그래서 엄마는 안나의 신장을 케이트에게 이식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안나가 이번에는 그걸 거부했다. 그리고 변호사인 캠벨을 찾아 의료해방을 위해 엄마에게 소송을 걸었다.



사실 여기서부터 나는 내심 치열한 의료 윤리와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리 문제에 있어 강력한 범정 심리(審理) 이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작가는 내 예상과 달리 아픈 아이를 둔 가족이 치러야 하는 심리적•물리적 희생과 가족애 더 집중하고, 가족 구성원 각자의 시각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한다. 동생을 살릴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며 스스로를 자학(自虐)하는 제시와 평생 언니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목적으로 태어난 안나의 마음과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지만, 아픈 아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아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부모의 마음 그리고 아픈 자신으로 인해 가족이 힘겨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케이트까지, 어느 하나 쉽게 사는 삶이 없다. 거기에 독자가 전혀 생각지 못한 반전은 책을 천천히 읽은 사람이라면 충격이다. 또한 자신의 명성을 위해 안나를 변호 하겠다고 나선 변화사 캠벨의 정신적 성장 역시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살만하다.
이 책에서 다룬 문제와는 다른 시각에서 장기 이식을 다룬 영화가 있다. 영화 아일랜드, The Island가 그것이다. 영화 아일랜드를 볼 때까지만 해도 미래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인간 복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사실이라는 점이 분명했지만, 당장 현실 세계에 벌어질 것만 같은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이 책 쌍둥이별의 경우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당장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영화 아일랜드 보다 더 큰 경각심(警覺心)을 불러 일으킨다.
정말, 무엇이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 준 좋은 책이었다.

by 고무풍선기린 | 2008/12/28 21:47 | 책 그리고 평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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